Detail

베타 피쉬 홍옥이가 폭 좁은 화병에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위 아래로만 부산스럽게 까불어대는 모습이 안쓰러워
수요일이 되면 꼭 집을 바꿔주겠다 맘먹었는데
녀석 사는 곳이 답답해 보여도
내 지갑 폭 역시 좁기는 마찬가지라
버텨라, 참아라 미안한 마음만 갖고 있다가
살림살이 아무리 궁색해도
너만은 넓은 집에서 살게해주겠다란 알 수 없는 뜨뜻한 마음에
요가 끝나고 덥썩 뛰어가 넓은 어항 들고왔다.

내가 아는 청색 베타피쉬는 그 주인만큼
세상 달관한 모습으로 물끄러미 떠있을 뿐이었는데
이 녀석은 왜이리 부산스럽고 까불어대는지...
돈 없어도 보는 내가 답답스러워서 어쩔 수가 없었다...
삽시간에 어항이 하나 남아버린 터라
꽃을 꼽아볼까 생각하다가
복어같이 생긴 녀석한테 눈이 가길래
가격을 물었더니 어항사고 남은 돈과 딱 맞는다..

주세요!

집 맞은 편에 새로 오픈한 커피숍에
이쁜 처자가 있다는 요가 선생님의 말을 듣고
어항사고 남은 돈으로 찾아볼까 했던 마음을 날려버렸다..

부리나케 달려와 홍옥이 살던 집에 옮겨놓고 보니
복어를 담은 손톱만한 녀석은
다리 짧은 닥스훈트 같기도하다..
큰 눈으로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괜히 유쾌하기까지 하고....
이 녀석을 삼키면 죽을까?

베타피쉬 홍옥이와
청복어 활복이...
그리고 나...

졸지에
수족관이 되버렸다......
Posted by Troy Shin
Thank you, life l 2007/12/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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