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만년필이니
멀어진지도 두해가 갔건만....
사각거렸던 빨간색 오로라 만년필의 어여뻤던 마음을 잊지 못하겠다.
카피라이터가 된 후 받았던 아련한 마음은 건널 수 없게됐지만
그때의 사각거림을 떠올리며 미소짓게 만드는 것은
만년필처럼 억지스럽고 무뚝뚝한 마음을 놓아버리지 못해서일게다.
안보이는 깊은 곳에 숨겨두고
억지로 잡았던 두번째 만년필 펠리칸.
무겁고 무뚝뚝하기까지 한 탓에
좀처럼 손에 잡히지도 않았고
되돌아가게 만들던 오로라와 달리
집에 두고오는 일도 잦았을 뿐더러
불편한 진실인듯 싶어 쉽게 정이 가질 않았다...
이젠 붉었던 몸통에서도 조금은 멀어질 수 있을 듯 싶고
종이 긁는 경쾌함보다 미끌어지듯 부끄러운 흘림도 익숙해진터라
세번째 만년필을 장만했다...
파버카스텔....
배나무 몸통의
녀석의 머리에는 DETAIL을 세겨넣었다.
섬세하고
꼼꼼하며
세심한 올 해를 꾸려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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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16:45